M EV1 is announced, 2025

올 것이 왔구나...
어떤 이들은 이제 거리계(range finder)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냐며 불안해 할 수도 있을 것이고,
어떤 이들은 이걸 왜 이 돈 주고 사냐고 비아냥거릴 수도 있을 것이다.
백년의 기업 라이카는 자기 할일을 묵묵히 잘 하고 있는 것이며, 말 그대로 와야할 것이 온 것 뿐이다.

전통적인 거리계와 M10 부터 도입되었던 상단의 ISO dial 이 소거되었다.

후면은 전자식 파인더 접안부와, 디옵터를 조절할 수 있는 다이얼이 적용되었다.

거리계를 소거하였음에도 남아있는 네모 창은, 놀랍게도 self timer 용 LED 이다.
저격용 LED 처럼, 터미네이터의 눈알처럼, 강력하게 빨간 불로 깜빡거린다. (좀 당황...)


무게는 배터리포함 495g 으로 M11보다 35g 약간 가벼워졌고, (official spec 기준)
참으로 희안한 점은 마운트 부에 거리계에서 사용하는 연동 cam 이 붙어있다는 사실이다.
기능이 대체 무엇일까... (캠의 위치로 초점 맞은 피사체와의 초점거리를 환산? / 광학식 파인더 버젼으로 factory upgrade 를 고려? / 무...게중심?? / M-mount 의 homogeneous status 유지?)
이야기인즉슨, M 마운트 이외의 렌즈를 이종교배로 사용하는 것을 막아놓았다는 것이다.
후옥이 잔뜩 튀어나온 올드렌즈를 M 카메라에 붙이고 싶었던 유저들의 탄성이 들리네...
라이카 카메라를 오래 사용하다 보면,
입문자들의 추천 요청을 받을 때가 있다.
라이카 라는 카메라 브랜드로 입문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도 있고,
사진으로 입문을 라이카 브랜드로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다.
라이카를 오래 사용한 사람 대부분은 라이카의 정수가 M-system 에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M-mount 는 지구 역사상 가장 오랜 역사를 버텨낸 전설적인 system 이다.
그러나, 입문자들에게 M 은 다루기 벅찬 부분이 있다. 그래서 추천이 쉽지만은 않다.
이들에게 사진, 카메라 근현대사와 라이카 히스토리까지 짧은 시간에 세미나를 해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카메라 동호회에서 추천해달라는 말 한 번 꺼냈다가,
무수한 꼰대들의 불편한 지적질... 검색 좀 하라는 질책,
또는 친절하긴 하지만, 당장 이해할 수 없이 펼쳐지는 이야기들의 전개에 당혹스러움을 느껴본 분들이 꽤나 많을 것이다.
각자에겐 각자의 세계가 있을 뿐,
사진을 오래 하다 보면, 촬영중에 느끼는 즐거움을 만끽하는 것도 큰 행복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것을 직접 점차 알아가는 것 역시 즐거움이다.
레인지 파인더 M 으로 촬영하는 즐거움이 중요한 것은 분명하나,
이들은 '라이카' 로 찍은 '사진' 을 경험하고 싶은 것이다.
라이카는 이 지점을 잘 노렸다고 생각한다.
입문자들에게 추천할 수 있는 길이 Q 외에 하나 더 열렸다. M 에 더 가까운 방향으로...
나는 여태껏 만족할만큼 빠르고 쾌적한 AF 시스템을 만나본 적이 없다.
이중 합치로 초점을 확인하는 레인지 파인더의 촬영 방식,
조리개를 조이고, 나의 손가락이 기억하고 있는 포커싱놉의 위치로 잡아내는 순간들,
나의 눈은 광학식 파인더를 통해, 있는 그대로의 세상과 연결되어 있다.
사진으로 담을 때까지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바라보느냐, 사진으로 담겨질 것을 보면서 사진을 담느냐의 차이다.
그런 이유로 나에겐 레인지 파인더 카메라가 가장 빠르고 쾌적한 시스템이다.
이를 궤변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당신 말도 맞다. 그것이 다양성이다.
라이카 골수 환자들이 M EV1 을 보면서 불편한 점은 한 두가지가 아닐 것이다.
잠시 역사를 돌아보며, 그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여 보면,
조리개 우선 모드를 탑재한 M7 이 나왔을 때,
라이카에 전자부품이 왠 말이냐며, 언젠가(?) 고장이 날 것이라며 저주를 퍼붓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상기해 보자...
M7 이 없었다면, 지금의 디지털 시스템에 이르는 라이카 카메라가 존재할 수 있었을까?
거리계 카메라의 상징인 M 에서 거리계를 삭제한 모델을 출시했다는 것이 충격적이긴 하겠지만,
라이카는 '레인지파인더' 카메라를 포기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급변하는 세계에서 생존하기 위한 방법으로 선택한 다양성 전략의 일부이다.
라이카가 라이카로 존속하기 위해서는 돈을 잘 벌어야 한다.

6천만 화소의 CMOS, Maestro III 를 이미지 프로세싱 엔진으로 사용하고 있는 M EV1 의 이미지 품질은 M11 과 차이가 없다.
가장 큰 차이점은 광학식 파인더의 유무임에 틀림없다.
풀프레임 바디에서 전자식 파인더를 채택했던 것은 Q 가 처음이었다. (0.5" 3.68MP, 60fps)
전자식 파인더의 약진은 라이카가 SL system 을 도입하면서 시작되었다. (0.66" 4.40MP, 60fps)
SL 의 파인더는 큰 패널만큼이나 정말 시원시원했다. 그러나 패널의 크기는 이때가 최고 크기였고,
SL2, Q3 때 부터 더 선명한 전자식 파인더로 변모하였다. (0.5" 5.76MP, 120fps)
이것이 M EV1 에 적용된 것으로 보이지만,
M EV1 의 파인더 스펙은 0.5" 5.76MP, 60fps 이다.
전력소모를 줄이기 위해 60fps 로 고정한 것인지, 원가절감을 위해 하위 스펙의 패널을 사용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120Hz 는 60Hz 보다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보여준다. 그렇다고 해서 60Hz 가 못 볼 수준은 아니다.
이름에 걸맞으려면, 동시대의 가장 좋은 전자식 파인더를 탑재하는 것이 맞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visoflex 2 / 0.5" 3.68MP 60fps 보다는 더 좋은 성능의 파인더이다.)


전통적인 M camera 상단의 리와인드 크랭크를 M10 에서는 ISO select dial 로 적용했던 것처럼,
(M-EV1에는 ISO dial 이 삭제되었다.)
M-EV1 에서는 사용할 일이 없는 프레임셀렉터에 Fn 버튼 기능을 부여하였다.
포커스 피킹이나, 확대를 통해 초점 조절에 편의를 더한 것으로 보인다.

라이브 뷰 전자식 파인더는 아무래도 광각렌즈나 망원렌즈 사용시의 시야 확보 및 초점 조절에서 우위를 가질 것이다.
광각렌즈나, 망원렌즈의 사용 비중이 높다면, M EV1 을 서브로 사용할 수도 있겠으나,
빈도가 낮다면, 후면의 패널을 이용한 촬영으로도 충분할 것이다.

피할 수 없는 노화, 노안...
나이드신 선배님들 중 거리계 이중합치로 더는 초점을 잡기 힘들다고, M system 을 처분하는 분들을 본 적이 있다.
또는 예기치 않은 시력문제 등으로 이중합치식 레인지파인더를 사용하기 어려운 분들도 있다.
이런 분들에게도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
고령이 되어서도 내 몸을 마음대로 다룰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어린 시절에, 공부를 하면 누구나 SKY 에 갈 수 있다고 믿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생존을 위한 식단 조절 및 운동이 정말 중요하다.
젊고 건강할수록 간과하기 쉬운 사실이며, 그래서 역지사지 하기 쉽지 않다.
노력한만큼 방비할 수 있다. 생각보다 정말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화는 우리에게 한 걸음씩 더 다가올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쉴드를 쳐주려 하여도...
M 은 역시 M 이어야지...
어쨌든,
라이카의 정수, M 으로 다가갈 수 있는 선택지가 하나 더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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