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kina W67 (comparing with GF670W)
Araki 가 아꼈던 애증의 카메라, Makina
그 중 가장 막내인 W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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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assionate 'Kimio Doi' and Makina 67
카메라 수집가이자 사진 애호가였던 Doi group 의 Kimio Doi 는 자신이 원하는 카메라를 탐색하고 찾는 것을 넘어서서 자신이 진정 원하는 카메라를 만들기로 결심한다.
그는 독특한 가위 버팀목 디자인(Scissor Struts Design)을 가진 Plaubel 의 폴딩형 카메라에 심취해 있었다. 그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본사를 둔 Plaubel & Co. 로부터 새롭게 태어날 카메라, Makina 를 생산할 권리를 구입했다.
지금은 생소할 수 밖에 없는 브랜드인 Plaubel 은 20세기초부터 Press 카메라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던 명성있는 브랜드였다. Makina, Makinette, 그리고 New York Brooks 와 협업한 Veriwide 100 등으로 유명한 브랜드이다. Plaubel 의 폴딩형 카메라는 독특한 가위 버팀목 디자인(Scissor Struts Design)을 가지고 있었으며 이것이 다른 카메라와의 확연한 차별점이었다.
사진 영역에 있어서 후발주자였던 아시아의 Doi 는 현실을 잘 알고 있었고, 자신이 기획한 카메라의 확실한 성공을 위해 독일산 Palubel 의 이름값을 지불한 것이다. ('라이카'나 '콘탁스'를 살 수 는 없었을 테니까...) 그는 치밀하게 계획하는 완벽주의자였고, 그의 원대한 계획은 대부분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 (Makina 가 애증의 카메라가 된 것만을 제외하고는...)
그는 Makina 67 에 대한 생산을 Konica 에 위탁하였으며, Konica 의 수석 디자이너 Yasuo Uchida, 그리고 뮌헨공과대학 산업디자인학과 교수 Udo M. Geissler 가 협업하여 카메라를 디자인하였다.
총괄책임자는 Uchida 였지만, 세상만사가 원하는대로 되지는 않는 법, Kimio Doi 와 Yasuo Uchida, 그리고 Udo M. Geissler 는 서로 다른 각자의 의견을 관철 또는 양보해가며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었다.
2015년의 인터뷰를 보면 재미난 내용들이 많은데, 여기서는 Uchida 의 관점에서 Geissler 와 Doi 에게 양보했던 것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주를 이룬다.
Uchida 는 침동형 렌즈유니트를 최대한 작게 만들고 싶어했다. 그러나 Geissler 교수는 그것을 최대한 크게 만들기를 원했으며, 그것을 절대 포기하지 않았다고 한다. 프로젝트 완성 이후에 Uchida 는 Geissler 교수의 판단이 맞았고, 그것이 Makina 67 design 의 핵심요소라는 점을 인정하게 되었다고 한다.
Doi 는 당시 새롭게 등장하는 카메라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Makina 67 역시 자동노출 기능을 탑재하기를 원했다고 한다. Uchida 는 극렬하게 반대를 하였는데, 그 이유는 Makina 67 의 타겟 유저는 프로작가들이고, 그들은 주로 positive film 을 사용하는데, 어줍잖은 노출시스템을 들이밀었다가 외려 망할 수 있다는 논리였다. 그러나 Doi 는 노출 측정 시스템을 절대 포기하지 않았고, 이에 Uchida 는 20도 입사각을 갖는 특수한 센서를 적용하여, 스팟측광(거리계의 이중상 패치 부분)이 가능하도록 설계를 하였다고 한다.
Konica 의 수석 디자이너였던 Uchida 는 당연히 이 카메라에 들어갈 렌즈도 Konica 에서 설계를 해야 한다고 이야기하였으나, Doi 에게는 이미 다 계획이 있었다. 그는 이미 이 특수한 카메라의 제작을 위해, Nikon 에게 맞춤형 Nikkor 렌즈 설계를 의뢰하고 돈까지 치룬 상태였던 것이다. Uchida 는 "헐~, 그래?!, 그노무 Nikkor 렌즈가 정말 좋다면 내가 포기하겠다아!!!" 라고 이야기한 후 Nikkor 렌즈를 직접 테스트해보았다고 한다. 그 결과, 렌즈가 너무 너무 좋아서 Doi 의 의견을 따르기로 했다고 한다. "내가 니콘에게 졌다~" 라고 하면서...
Doi 는 역시 선견지명이 탁월한 사업가였고, 그가 선택한 조합들(Plaubel 의 이름, Nikkor 렌즈, 탄탄한 일본의 카메라 바디 기술력)은 Makina 의 독특하고 고귀한 아우라를 형성하는 것에 성공했다.
이렇게 탄생한 Makina 67 은 1978년 Photokina 에 데뷔하여 여러 사진가들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Makina 67 은 괴짜 사진가 Araki Nobuyohi 가 애용했던 카메라로 알려져 있다.
그의 에세이 '애정사진' 에서 Makina 67 과 관련된 일화가 나오는데...
너무 좋은 카메라라 자주 사용하고 싶지만, 프로젝트 중에 계속 고장나서 고칠 때까지 프로젝트 중단, 또 중단이 반복되었다고...
뭐랄까, 깊은 빡침을 완화해서 서술한 느낌이랄까...
그리하여 Makina 67 에는 '애증의 카메라' 라는 별명이 따라붙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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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kina W67 made by 'Mamiya'
동생뻘인 W67 은 특별하게 설계된 4군 6매의 Wide Nikkor 55mm 1:4.5 렌즈가 탑재되었고, 1981년 12월에 출시가 198,000엔으로 발표되었다.
Serial Range : 702xxx ~ 706xxx, 약 4000 대 생산된 것으로 추정된다.
Makina 67 에 비하여 파인더 구조나 외형 디자인이 바뀐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는 생산업체가 Konica & Copal 에서 Mamiya 로 변경되었기 때문이다.
민무늬의 Makina 67 에 비해, 근육질의 마초가 된 것 같아 보이기도 하고, 무사가 갑옷을 입은 것 같기도 하다. 갈비뼈를 연상케 하는 외형이지만, 앙상하게 마른 느낌은 아니다. 예전에는 상당히 이질적으로 느꼈었는데, 역시 인간의 취향은 항상 변화한다. 영원한 것은 없다...
초창기 Konica 에서 제작했던 개체들은 독일산 벨로우즈 부품을 사용했는데, 이것이 꽤나 말썽을 부렸다고 한다. 수급 역시 원활하지 않고 호환성에도 문제가 있었기에, Mamiya 에서 복잡한 구조를 단순화하고 모든 부품을 총괄생산하여 제작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애증의 카메라라고 불리는 Makina 는 후기형인 W67, 670 모델에서는 대체로 큰 말썽을 피우지는 않는다.
크기와 무게등은 egornomics 와 거리가 좀 있는 편이다. 핸드 헬드로 사용하려면 그립이 있는 것이 더 좋다. 전용그립은 향상된 파지감 뿐만 아니라 극강의 뽀대 역시 선사한다.
전용스트랩을 맞춰보고 싶어서, 어렵게 일본 옥션에서 dead stock 을 구했는데... 가격이 ㅜㅜ
이런 희귀한 카메라들은 악세사리 값 역시 만만치 않다.
전작인 초기형 67 모델과 달리 가운데 더 뚜렷하게 보이는 사각 거리계 존이 특징적이다. 사용하기 훨씬 편해졌다. 물론 이중상이 있는지 없는지 헷갈릴만큼 흐린 개체들도 존재한다. 이 카메라를 구한다면 잘 감별하길... (물론 목측으로도 사용할 수는 있겠지만...)
침동형 렌즈유니트의 우측(촬영시점기준)에는 스트로보동조를 위한 소켓이 존재하고,
침동형 렌즈유니트의 좌측(촬영시점기준)에는 배터리 단자가 있다. LR44 두개가 필요하다.
어드벤스 레버와 연결된 부품들이 워낙 복잡하게 설계되어 있기에, 초기형인 Makina67의 경우 기어들이 엉켜서 작동이 어려운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어드벤스 레버는 반드시 한번에 끝까지 젖혀야 한다. 이를 더블스트로크식으로 동작시킬 경우 고장이 잘 난다. 그러나 후기형은 670 이나 W67 의 경우 이를 방지 하기위해 더블스트로크 방지 시스템을 적용했다. (어드벤스 레버를 당기다가 힘을 빼도 원위치로 돌아가지 않는다.)
마키나의 장점중에 하나는 한손으로 포커싱과 슈팅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오른손 엄지손가락으로 미터와 피트가 함께 표기된 초점링을 돌려서 포커싱을 할 수 있다. 이 구동부의 상태도 꽤 중요한 체크 포인트인데, 마모가 심한 개체는 이 느낌이 헐겁다. 쫀득쫀득하게 구동부와 한몸처럼 움직이는 개체가 안정적으로 사용하기 좋다.
초점거리 조절을 위한 구동부는 꽤 견고하게 만들어져 있다. 이 부위가 흐늘흐늘한 개체는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조리개와 셔터스피드는 전면의 렌즈유니트에서 조절을 한다. 조리개는 무단형(연속형)으로서 좋게 이야기하면 정밀한 노출제어가 가능하고, 나쁘게 말하면 끊어지는 맛이 없어 종종 위치가 헷갈릴 수 있다.
침동형 렌즈유니트 하단에는 감도설정 다이얼이 있다. 그렇다, Makina W67 에는 노출계가 탑재되어 있다. 거리계 이중상 패치 영역으로 스팟에 가까운 측광이 가능하다. 이 노출계도 자주 고장나는 요소중 하나인데, 사실 노출계는 외장 노출계가 더 정확할 것이기에 이 문제로 너무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카메라의 고장은 딱 두가지로 구분하면 된다. 찍을 수 있는 상태인가, 아닌가. 기계식 바디에서 노출계의 고장은 전자에 속한다. 물론 꼼꼼한 성격을 가진 이들은 모두 온전하게 동작해야 마음이 편해질 것이다.
광할한 평야를 연상케 하는 후면부위 우측 상단을 보면 콩알같은 버튼이 있다. 그것을 살짝 누르면 노출계가 활성화된다. 상하방으로 붉은 색 램프로 노출 과부족을 알려주고, 가운데는 적정시 초록 램프가 들어온다.
hinge 구조가 3등분으로 넓게 분리가 되어 있어서, gap 이 쉽게 발생한다. 조금은 지저분하게 보이더라도 hinge 부분의 스폰지를 길게 모조리 붙여 주어야 빛샘을 차단할 수 있다.
외부에서 봤을 때 저렇게 스폰지가 삐져나올 정도가 되어야 빛샘을 차단할 수 있다.
이렇게 Makina W67 의 외형과 기능에 대하여 간략하게 살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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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aring W67 with 670W (Bessa 667W)
동일한 밝기와 화각, 55mm 1:4.5 렌즈를 탑재한 두 모델의 비교이다.
Makina W67 은 1981 년에 출시되었으며, 아들뻘인 GF670W는 형인GF670(2009년 출시)에 이어 2011년 3월에 출시되었다.
이 때는 사진 매체 자체가 디지털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하고 있던 시기였기에, 실로 막둥이 필름 카메라의 등장이었다고 할 수 있다.
Fujifilm 에서 설계 제작한, 막강한 21세기의 기술력이 집약된 8군 10매의 렌즈를 탑재한 전자식 바디로서, 후에 Voigtlander Bessa 667W, 블랙 색상으로 OEM 생산되었다. 실버보다 블랙을 선호하는 분들은 Voigtlander Bessa 667W 를 구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즉, GF670W 와 Bessa 667W 는 모두 Fujifilm 에서 생산한 (이름표만 다른) 동일모델이다.
서로 다른 방향의 디자인을 가진 두 카메라, 각자의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것이다.
어찌하였든 우리 딸래미 표현대로 둘 다 거대한 카메라임은 분명하다. 기존은 RF 카메라 형태는 GF670W가 더 잘 답습한 것으로 보이며, Makina W67 은 독특한 개성이 돋보이는 디자인으로서 단단하고 탄탄한 느낌을 준다.
두가지 모델을 비교해보면, GF670W 의 개발진이 기존에 존재했던 Makina W67 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을 했던 흔적들을 확인할 수 있다.
가장 큰 차이점으로는 침동형인 Makina W67 에 비하여, GF670W는 고정형 렌즈 유니트를 갖는다. 이것은 Makina W67 이 가졌던 자바라 문제를 완전하게 차단하기 위한 방법이었을 것이다. 사실상 8군 10매에 해당하는 렌즈군을 침동형으로 만들기는 불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Makina W67은 키가 크고 GF670W 는 비례상 옆으로 조금 더 넓은 외형이다.
둘의 파인더를 비교해 보면 동일한 0.52배율 파인더이지만, 21세기에 만들어진 GF670W 의 파인더가 압도적으로 좋다.
GF670W 의 가장 큰 힘은 '조리개우선' 모드가 지원되는 것이 아닐까?! 노출보정은 1/3 단위로 적용할 수 있다.
Fujifilm 에서 설계 제작한, 8군 10매의 첨단 렌즈가 탑재되어 있고, 조리개는 4.5부터 시작하고 반(1/2)스탑씩 끊어진다.
전용 Vented hood 역시 잘 어울린다. 물론 부피가 커지긴 하지만...
GF670은 폴딩 자체가 락버튼 기능을 하며, GF670W 의 경우는 렌즈가 침동형이 아니기에 락버튼을 따로 두었다. 락버튼이 해제되어 있는 경우 셔터를 자극하기만 해도 동작이 되어 배터리 소모량이 심해진다. 또한 셔터소리가 무척 작아서, 헛샷을 하기도 쉽다. 이 카메라를 사용할 시에는 락버튼을 걸어놓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좋다.
그립부가 고무로 되어 있고, 형태가 굴곡이 져 있으며, Makina W67 보다 전체 바디 무게가 가볍기 때문에 별도의 그립 없이도 파지가 편안하다.
최단초점거리는 0.7m 로서 Makina W67 의 0.8m 보다 10cm 더 가깝다. 라이카에 익숙한 이들에게는 친숙한 최단거리이다.
스풀을 빼기위한 버튼이다, 대부분의 기능들은 상당히 직관적으로 설계되어 있다.
이 카메라는 6x6 으로도 사용이 가능하다. 동일화각에서 초박형 67 카메라인 것도 맞고, 초박형 66카메라인 것도 맞다. 취향에 맞게 사용하면 된다. 요즘의 나는 67모드로 고정...
220필름이 아직도 나온다면 참 좋겠지만, 아쉽게도 이 기능을 사용할 일이 없을 것 같다.
Makina 와 달리 빛샘이 발생할 수 없는 Hinge 구조이다. 확실히 Makina W67 의 단점을 파헤쳐서 만들어 낸 카메라가 맞는 것 같다.
GF670W 는 형인 GF670 보다도 셔터쇼크가 적게 설계되었다. GF670 이 '투룩~' 이라면 GF670W 는 '툑~'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기 때문에파인더 쪽에 셔터가 작동할 때마다 빨간 불이 들어온다. (설계자의 배려) 이 빨간 불을 보고 셔터가 동작한 것인지를 확인하면 된다. 정말 지나치게 소리가 작다.
카메라와 사용자와의 교감을 좌지우지 하는 것이 셔터감인데, 아무래도 전통적인 Leaf Shutter 를 가져온 마키나의 '튁' 하고 쏴주는 느낌이 좀 더 즐겁게 느껴지는 편이긴 하다.
편의성이나 안정성 면에서는 아들뻘인 GF670W 가 우월한 것이 분명 맞다. Makina W67 의 객관적인 이점이라면, 장점이자 단점일 수 있는 침동형 설계, 그것으로 얻는 수납시의 컴팩트함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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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es it really make a difference?
다음은 두 카메라의 비교 작례이다. 두 컷 모두 동일한 EV값(셔터스피드,조리개)으로 촬영하였으나, 모든 카메라는 EV값에 따른 실 노출량에 차이가 있다. 그것을 완전히 제어하기는 어려우며, 아나로그 카메라의 경우 그 현상이 더 심하다. 두 카메라의 실제 노출량 차이는 약 1/3 stop 정도가 되는 것으로 추측된다. 즉 Makina W67이 조금 더 밝게 촬영된 것이다. 그 점을 감안하여 비교해 보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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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jifilm PROVIA F (RDP III) ISO 100 (color posit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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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이 결과물들을 Blind Test 했다면, 과연 맞출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두 모델 모두 콘트라스트가 강하고 샤프한 렌즈를 탑재하고 있다.
굳이 비교를 해보면 아무래도 아들뻘인 GF670의 콘트라스트가 좀 더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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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DAK PORTRA ISO 800 (color negat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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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컬러 네가티브의 비교에서는 차이를 비교적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마키나는 역광에서 자바라구조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는 난반사된 잡광의 유입이 관찰되고,
안정적인 구조를 택한 GF670W 의 결과물은 한결 차분하고 선명하다.
Makina W67 은 Red 가(Warm), GF670W 는 Green (Cold) 색상이 이 조금씩 더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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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FORD HP5+ ISO 400 (B&W negat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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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흑백 작례 비교에서 관찰할 수 있는 것은 각 렌즈의 보케, 렌더링이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빛망울의 경우, Makina W67 은 수차로 인해 모서리부터 갈 수록 찌그러진 형태를 보이고,
GF670W 는 조리개 형태를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차이를 쉽게 알아차릴 수는 없으나, 주변부 광량저하 차이와 주변부 렌더링 차이로 인해 사진의 분위기가 묘하게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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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구입했던 GF670W 는 간헐적으로 한컷이 찍히지 않는 고장이 있었다. 6롤중 3롤이 이러하였으니, 안정적으로 사용하기가 곤란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결국 반품을 하였다. 2011년생 막둥이 카메라이기에 고장으로부터 자유로울 줄 알았건만, 역시 세상 일이란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확률의 배반이라는 것, 결국 나에게 걸리면 100% 라는 것, 금번의 재회에서 애증의 마키나는 외려 별탈이 없었고, 믿었던 GF670W 는 나에게 상실감을 안겨주었다. 고로 나의 최종 선택은 자의반, 타의 반으로 'Makina W67' 이 되었다.
처음 이 비교의 시작은 Makina 가 Makina 만의 특징을 또렷하게 보여주길 기대한 '답정너' 의 의도가 숨어있었지만, 놀랍게도 유의할만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판형이 커질수록, 렌즈의 성능이 좌지우지 하는 것보다는 필름의 특성이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그 이유이기도 하다. Makina W67 이어야만 할 이유도 없고, GF670W 이어야만 할 이유도 없다. 그저 각자가 마음에 드는 것을 즐겨쓰면 그만일뿐,
나는, 감성이 이끄는 묘한 매력의 Makina W67 을 자주 사용하게 되었다.
오롯이 기분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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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ampl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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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logue
올해 5월경, 둘째의 문화탐사 체험수업으로 종로에 나갈 일이 있어, 아이를 선생님께 맡기고 막간의 자유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신이나서 셔터를 날리다가, 사진책방 이라선에 들여 전부터 보고 싶었던 Alessandra-Sanguinetti 의 사진집을 구매했다. Magnum 작가인 Alessandra-Sanguinetti 는 필름 매체로 작업을 많이 진행했었고, 주로 중형카메라에 포트라 필름을 물려서 imacon scanner 로 출력을 했다. 환자라면 누구나 혹할만한 조합들이다.
자, Alessandra-Sanguinetti 의 소개와 작업실을 한 번 구경해 보자.
그녀의 대표작 중, 두 시골 소녀 Guille and Belinda 의 성장 다큐멘터리 사진집이 돋보이는데,
The Adventures of Guille and Belinda and The Enigmatic Meaning of Their Dreams
The Adventures of Guille and Belinda and The Illusion of an Everlasting Summer
이중 첫 사진집, 두 소녀의 유년을 다룬 'The Enigmatic Meaning of Their Dreams' 은 컬러 네가티브로 뽑아낼 수 있는 시각적 즐거움이 극에 달하는 기분좋은 사진들로 구성되어 있다. 담겨진 이야기도 잔잔하며 흥미있고, 환장할만한 색감과 미학적 구성이 입가에 미소를 짓게 한다.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더라도, 사진은 여전히 예술의 영역이기에 미학적인 요소를 반드시 갖추고 있어야 한다. 단순히 강렬한 푼크툼(Punctum)만 넣어서 온전한 감동을 주기가 어렵다는 이야기이다.
'The Enigmatic Meaning of Their Dreams' 를 보며, 나는 중형카메라를 신나게 사용하던 옛추억에 빠져들었다. 애들 사진을 이렇게 담아주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러나, 그 땐 여유가 없었다. 물론, 이 핑계는 지금도 유효하다. 이래저래 적절한 핑계가 아니라는 말이다.
환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이란, 나도 언젠가 이런 사진들을 담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카메라를 검색하기 시작한다. (환자들이 카메라에 탐닉하는 것은 좋은 사진을 찍고 싶다는 욕심 때문이다. 단순히 기계에 집착하는 것이 절대 아니다.) 그녀는 핫셀을 사용하였지만, 그 큰 핫셀을 다시 사용할 엄두가 나질 않는다. 그 때 불현듯, 'Makina !!!' 가 떠올랐다.
역시, 부피가 좀 작아야겠지??!!
폴딩형 중형카메라에 관심을 가졌었던 2015년 이후로 한동안 중형은 잘 사용하지 않았던 포맷이었다.
당시에 Makina67 과 Bessa III (GF670) 을 비교해 본 적이 있었는데, 어이쿠 벌써 6년이 지났다. 나는 여전히 삽질만 하고 있는데, 시간은 정말 수이 흘러가는구나...
폴딩형 중형카메라 비교하기 [Makina67, Bessa III(GF670)] : NOV, 2015
애증의 카메라, 마키나는 2021년 W67 로 다시 발을 담궈보았다. 2015년 당시에 애증의 Makina 67 은 결국 샵에 염가에 보냈었고, 남겨두었던 Bessa III 는 지인에게 막무가내로 강탈당했던 기억이 난다. 그가 카메라를 여전히 잘 쓰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시간이 한참 지나 폴딩형 80mm 화각에서의 결론은 GF670 으로 내렸었기에, GF670 은 하나를 다시 마련하였고, 광각 계열에 대한 호기심이 남아 그래도 한 번 직접 삽을 떠봐야 알지 않겠냐? 라는 접근으로 이 삽질을 시작하게 되었다.
사진구력 이십여년이 넘는 동안 명확히 알게 된 것은, 내가 28mm 화각을 가장 좋아하고, 잘 사용한다는 점이다. 어떤 분야든 내가 원하는 바를 명확히 아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십여년을 투자해서 내가 알게 된 것이 이 것 하나라 해도 나는 만족한다.
Makina W67 은 135 포맷 환산화각으로 28mm 에 해당하기에, 이는 운명적 만남이 아닐 수 없다.
그덕에 Makina 에 대한 공부도 다시 해보고, 집념의 사나이 Kimio Doi 의 열정이 남긴 귀한 카메라, Makina 에 더욱 애정을 가지게 되었다. 역시 세상은 넓고 기인은 많으며, 나 따위는 정말 아무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된다.
난 Doi 처럼, 카메라를 기획 제작할만큼의 에너지도 능력도 없기에 그가 남긴 선물로 즐겁게 슈팅을 한다.
그렇게, 요즘은 Makina W67 과 함께 틈이 날 때마다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고 있다.
위의 비교기에서 잠시 언급했듯 첫 GF670W 는 반품을 하였고, 제대로 된 녀석으로 다시 하나를 구했다.
아무래도 GF670W의 조리개 우선모드가 주는 순발력과 편의성은 Makina 가 결코 따라갈 수 없을 것이다.
아무리 정신승리를 해보려 한들, GF670W 의 성능이 무조건 좋다. 더 진하고 선명하며, 역광에 강하다.
언젠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다큐멘터리' 작업을 제대로 할 때가 되면, 나는 GF670 과 GF670W 2대의 바디로 작업을 진행할 것이다. 언제나 그렇듯 준비는 마친 셈이다.
그러나, 보통의 산책길과 일상속의 풍경들, 나와 공명할 수 있는 그 순간들은
Makina W67 의 살짝은 부족하고, 약간은 불편하며, 조금은 투박한 감성과 함께 하고 싶다.
그렇게 요즘은 하루하루가 즐겁게 지나간다.
지름이 줄고, 필름소모량이 늘었다. 아주 좋은 현상이다.
미운 오리 새끼, 나의 Makina W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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