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stern Electric 755a Loud Speaker, 1948
풀레인지(Full Range)의 황제라고 불리는 755a 유닛이다.
웨스턴 일렉트릭사에서 1948년 발매한 8인치 작은 크기의 스피커로,
작은 공간을 커버하기 위한, 고품질 음향을 구현해 주는 기기로 소개되었다.
70Hz ~ 13,000Hz 의 음역대를 소리내어 주며, 음압은 95dB 이다.
당대의 스피커들은 대부분 큰 용적을 필요로 했으나,
755a 는 작은 인클로저로도 충분한 성능을 보여준다는 점을 장점으로 내세웠다.
작은 용적과 작은 공간을 강조해야 했던 이유가 무엇일까를 생각해 보면,
공간효율성의 관점에서 시작된 스피커 설계의 변화라는 생각이 든다.
이는 작은 체적으로 소리를 뿜어줄 수 있는 현대 하이 파이 스피커의 시초라 할만한 변화라고 할 수도 있겠다.
755a 는 주로 기차역 등에서 PA(Public Address)용으로 활용되었으며,
"이번 도착하는 열차는 두구두구두구~"
애초, 설계 자체에서 용처를 PA(Public Address)로 두고 만들었다는 설이 있다.
그래서인지, 저 어디선가 많이 본 것 같은 통에 두고 소리를 들으면,
1950년대의 기차역이나 교실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기도 한다.
어떤 사람들은 그 소리를 좋아해서 755a 에 오리지널 빈티지 통이 가장 잘 어울린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출시된 지 몇 년 지나지 않아, 반독점 규제에 의해 Western Electric 사가 음향 사업을 접으면서,
Altec 사에서 부품등을 이어받아 755a 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755a 는 Western Electric 과 Altec 사가 제조한 두가지로 분류된다.
동일한 부품, 동일한 설계로 제작하였기에 기능상으로 전혀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호사가들의 입담에 힘이 더해진 Western Electric 755a 의 몸값이 두배이상 높다.
Western Electric 755a 에는 무언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영혼' 같은 것이 얹혀 있는 것만 같다.
Western Electric 755a 에는 품질 검사 도장이 참 많이도 찍혀 있는데,
이것을 altec 755a 와는 달리 품질검사를 여러차례 수행한 증거라고 풀어내는 사람들도 있다.
(역시 호사가들의 입담이란...)
세부적인 디테일의 차이이긴 하지만, 전면부 마감이나, 후면부 페인팅 마감 및 실링은 Western Electric 755a 가 더 고급스럽긴 하다.
Altec 으로 생산이 넘어가기 전, 과도기에 KS-14703 이라는 형번으로 출시된 적이 있다.
생산은 Western Electric 에서 했다고 하는데, 외부 마감 등은 Altec 의 것과 거의 일치한다.
콘지나 엣지 등은 동일하고 전면부 마감에는 생산년도 및 주차, 시리얼 넘버로 추정되는 번호가 간결하게 찍혀 있다. 후면부 마감은 광택을 띄는 햄머톤 도장으로 마감되어 있다.
755a 유닛은 개별적으로 판매되기도 하였지만,
AR 사에서 만든 최초의 스피커, AR1 의 고음부에 Altec 755a 를 채용하였고,
후세에 755a 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AR1 에서 755a 유닛을 적출하는 사례도 많았다.
적출된 자리에 755a 와는 다른 유닛을 우겨넣은 경우도 꽤 있어서, AR1 스피커를 구입할 때는 755a 가 멀쩡한지 꼭 확인을 해야 한다.
AR1 에 들어가 있는 755a 는 이렇게 전면부 마감이 검게 칠해진 개체들도 꽤 있다.
AR1 스피커의 최최최초기형에는 Western Electric 로고가 박힌 WE 755a 가 있다는 설이 전해지고 있다. (믿거나 말거나)
소문은 무성한데, 실체는 없는 그런...
미 법무부에 의해 반독점 소송이 제기된 것이 1938년과 1949년,
Western Electric 이 음향 사업을 완전히 철수 한 것이 1956년,
AR1 이 출시된 것이 1954년이다.
AR 사에서 단종된 Western Electric 755a 유닛을 쟁여두었다가,
극소수의 old stock 을 사용했을지도(?) 모르겠다.
또는 Prototype AR1 기기에서 발견될지도(?) 모르겠다.
수집가들은 초기형 AR1 을 구하여 WE755a 를 기대하며 복권 긁는 심정으로 까보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희망고문은 각자의 자유이기에 이에 대한 더 이상의 언급은 피해야 겠다.
755a 를 거쳐간 많은 선배님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최적의 통은 미니팰콘 통이라고 한다.
약 3년 가까이 755a 로 음악을 들어본 결과,
755a 의 장점은
1. 빠른 반응성.
2. 탄력있는 소리.
3. 직진성. 을 꼽을 수 있겠다.
그외 음색의 특징은 곱고 화사하다는 것, 어둡고 진중하고 묵직한 것과는 결을 달리한다.
755a 의 단점으로는
1. 고역이 부족하다.
2. 공간 장악력이 부족하다.
3. 가성비가 매우 나쁘다. 는 점을 꼽을 수 있다.
공간에 따라 다양한 면모를 보이는데...
전설의 755a 라고 하여 모든 공간에서 탁월한 소리를 들려줄 리는 만무하다.
처음에는 좁은 집무실 공간에서 들었었고,
집으로 가져와서 정방형 거실, 그리고 집의 작은 방,
현재는 별도의 청음실에서 사용하고 있다.
공간이 많이 넓어질수록 기차역 대합실 방송 같은 소리가 난다.
좋게 말하면 담백하다 할 수 있지만, 다르게 이야기하면 뭔가 허전하기도 한...
깡마른, 미모의 여성 모델을 마주하며, 건강미 넘치는 글래머 여성 모델을 자꾸 떠올리게 되는 아쉬움이랄까...
집에서 사용한다면, 거실에서 사용하기 보다는 골방에서 사용하는 것이 더 좋은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그런 이유로, 가정 실내 공간이 좁은 일본이나 한국에서 유독 인기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고역이 부족하고(저역이 아니라), 거품낀 가격때문에 욕을 먹긴 하지만,
맑고 화사한 음색, 빠른 반응속도에 의한 경쾌한 타격감은 인정할만한 개성임에 분명하다.
reference sound 보다는 funny sound 성향에 더 맞고,
보컬 소리가 정말 매혹적으로 들리지만, 풍성한 느낌과는 궤를 달리한다.
간결하고 담백한 느낌이다.
부족한 고역을 보충하기 위해, 복잡한 네트워크를 구성하기에는 역부족이고...
슈퍼 트위터와 콘덴서를 달아서, 슈퍼 트위터에서 고역을 커버할 수 있도록 셋팅해 보았다.
콘덴서를 통해 특정 주파수 이상의 신호만 슈퍼트위터에 전달이 되는데,
필름콘덴서 나 오일 콘덴서 등의 종류에 따라, 소리가 묘하게 다르게 난다.
필름 콘덴서를 달면, 대역대가 넓고 좀 더 명징한 소리를 얻을 수 있고, 오일 콘덴서를 달면 묵직하고 귀가 좀 편안한 느낌을 얻을 수 있다.
그리하여 하이엔드 현행 스피커에서는 대부분 필름 콘덴서를 사용한다.
한편으로, 빈티지 오디오 환자들은 오일 콘덴서와 필름 콘덴서를 섞어서 사용하기도 한다.
WE755a 의 장점을 잘 살려서 들을 수 있는 곡들이 여럿 있겠지만,
나는 Ayo 의 'Down on My Knees' 를 꼽는다.
이별을 맞이하는 자세에서 김소월님의 진달래 같은 심상으로 님을 보낼 수도 있겠지만,
애원하며 적극적으로 집요하게 매달리는 Ayo 의 Down on My Knees 같은 마음이 더 절실하게 심금을 울릴 수 밖에 없다.
가사의 내용과는 다르게, 사람의 마음을 들었다 놓았다 하는 멜로디의 전개
그리고, 한편으로는 후련해 보이는 경쾌한 타격감이 수놓는 역설적인 조합이 이 곡의 백미이다.
2006년 Ayo 의 데뷔앨범 Joyful 에 수록되어 있다.
서로 성향이 다른 두 종류의 앰프 시스템에 매칭한 것을 녹음해 보았다.
WE755a 의 부족한 고역을 찾아,
고행의 길을 떠나는 것 또한 오디오파일로서의 사명이자, 재미일텐데...
수퍼 트위터도 참 여러종류가 있고,
가격 또한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시작할 때 어느 정도 선을 긋고 시작하는 것이 현명하다.
왜냐하면, 수퍼트위터 놀이의 끝은 결국
수퍼트위터를 제거하면서 마무리가 되기 때문이다.
가성비가 좋은 편인 Fostex 사의 T90A 와
VitaminQ 0.75uf (오일) + MIT 0.47uf (필름) 을 섞어서 사용하고 있다.
(브랜디 위스키를 마시는 듯한 기분으로...)
그렇게만 달았더니, 고역이 너무 세게 들려서
예비 부품으로 가지고 있던 AR용 어튜네이터를 달아서 세기를 조절하였다.
주파수를 절벽처럼 끊는 것이 아니기 떄문에, 사실 콘덴서 용량에 정답은 없다. 내 귀에 편안한 셋팅을 찾아야 할 뿐...
그래서 가장 중요한 것이 자기 기준인 것 같다.
취미생활을 효과적으로 잘 즐기려면,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알아야 한다.
빈티지 오디오를 즐기는 것은,
마치 종영 드라마를 다시 찾아 보는 느낌인데,
그만큼 한계도 분명히 알고, 웃거나 울어야 할 대목도 분명히 알기 때문에...
더 재미난 것 같다.
755a 를 총평하자면,
작고, 빠르고, 탄력넘치는 소리를 들려주는 스피커이다.
수퍼트위터를 잘 적용하면, 현행 하이엔드 오디오 같은 소리가 난다.
수퍼 트위터를 떼고 그저 풀레인지로만 사용해도 물론 재미가 있다.
하지만 만능은 아니고, 작은 공간에서 소박하게 즐기기에 안성맞춤인 스피커이다.
(그런데 가격이 소박하지 않네;;;)
수퍼 트위터를 붙이기 전에는, 이걸 언제 처분해야 하나하고 여러~번 째려 보았는데...
수퍼 트위터 놀이를 하고 나서는, 아주 사랑스러운 녀석이 되었다...
다른 빈티지 스피커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개성을 분명히 갖고 있는
Western Electric 755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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