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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경우)의 수'
'가지(경우)의 수'
2015.02.16Leica M (typ240) / 18mm super-elmar-m / jeju 늦은 겨울 휴가의 마지막 아침,투명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펑펑 울어버리지도 않을 애매모호한 얼굴, 어둡고 바랜 색깔그것이 아침의 얼굴이었다.이런 날엔 저절로 사색에 젖고는 한다.새소리에 취해 그저 의자에 한번 앉았을 뿐인데,나무 한 그루가 말을 걸어온다.그리고, 나무의 가지 하나하나가 내 삶의 족적인 것처럼콩콩콩 또는 쿵쿵쿵 귀와 가슴을 아련히 흔들어댄다.내가 걸어온 길, 내가 걸어갈 길, 또는 내가 가지 못한 길, 또는 가지 말아야 했던 길... 들이 모여나무의 형태를 만들었다가, 이내 곧 산산히 흩어져 갔다.나무는 여전히 내 앞에 있었고, 바랜 하늘도 그대로였다. 내가 걸어온 길은 내가 선택한 길이다.선택은 책임을 동반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