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 오디오 - 002.아이폰이면 다 되는데...

아이폰을 기획 발표한 중년의  Steve Jobs 와 미니멀리즘에 심취했던 젊은 날의 Steve Jobs

 

사진과 오디오를 즐기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분명하게 알고 있는 사실이 있다.
철저히 실용주의자가 되려면 딱 한가지만 있어도 된다는 사실이다.
아이폰 하나만 있으면 모두 다 해결되지만, 또한 그것으로 해소할 수 없다는 것 역시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리하여, 하나도 없는 사람들은 볼 수 있어도, 딱 하나만 가지고 있는 이들은 좀처럼 보기 어렵다.
단순한 소망에서 시작하지만, (처음부터 종군기자나 극장주인이 되려고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방대한 지식을 섭렵하고, 치밀한 계획을 세우며, 자신(?)이 원하는 심오한 경지에 닿으려 노력한다.
어느정도의 지경에 이르러 충분히 졸업하고도 남을 성과를 달성하지만, 이내 스스로를 믿지 못하고, 색다른 호기심에 이끌려 판을 갈아 엎는다.
이것은 잘 차려진 밥상을 들어 엎어버리는 것과 같다.
물론 이후에 후회를 하기도 하고. 잘 한 선택이라고 스스로를 다독이기도 한다.

 

Dennis Hopper's manic performance in 'Apocalypse Now(1979)'

 

The listening room of an audiophile

 

Eternal Regression,
어린 시절, 할머니는 내가 다니고 있던 유치원 재단의 노인대학에 입학하셨다.
일년이 지나고, 나는 졸업을 하여 초등학교에 입학했지만, 할머니는 같은 노인 대학에 재입학하셨다.
나의 젊은 시간들을 앗아간 디아블로... 분명 대빵까지 다 잡았는데,

지옥이니 불지옥이니 하면서 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것일까?
그때는 알지 못했지만, 지금은 알 것 같다.
누가 보면 고행이지만, 본인들에게는 행복이다.
무소유를 언급하신 법정스님의 가르침도,
본인들에게는 참소유를 깨우치게 되는 희망의 메세지이다.
즐겁고 좋은 것을 어떻게 하리.
당신이 여기 와서 왜 이글을 읽고 있는지, 나는 영문을 알 수 없지만,

이미 당신의 걸음은 너무 깊숙히 들어와 버렸다.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Leica Sisyphus, 2023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