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 오디오 - 001.오디오는 참 쉬운 것인데...
사진과 오디오는 한가지 큰 차이점이 있는데, 그것은 결과물을 공유할 수 있는지의 여부이다. 사진은 여러 시각적 매체를 통해 재생산되어 다수에게 보여질 수 있지만, 한 번 흘러나온 소리는 허공으로 흩어지니, 그 소리를 들어보겠다고 audiophile 들의 집을 일일이 방문할 수는 없을 노릇이다.
그런 이유로 사진은 단순히 입김만 세다고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거나 무리의 주도권을 장악할 수 없다. 그 사람이 만들어 낸 사진으로 판단을 좌우할 수 있다. 즉, 일정 수준 이하의 결과물을 보여주는 이들의 주장에는 잘 주목하지 않는다.
그러나, 오디오에서는 이런 여과가 불가능하다. 각자가 경험한 소리는 왜곡되어 각자의 뇌 속을 맴돌고 있으며, 근거없이 내뱉은 이야기들은 세세히 검증하기 힘들다. 검증할 에너지를 소모하기도 아깝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쉽게 믿고 따르며, 이렇게 근거가 부족한 이야기들은 여러 입과 글을 통해 전해진다. 용기를 획득한 입김센 이들은 더 그럴싸한 헛소리들을 꾸준히 생산하며 무리의 주도권을 획득해 간다.
취미의 영역에서 사진과 오디오의 근본적인 공통점은 그 귀결이 '자기만족' 에 있다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는, 다른 이들에게 사진을 보여주고 그 사진들이 좋게 평가받기를 은근히 기대하게 되는 '사진' 이 더 즐기기 어렵다.
그래서 어찌보면 오디오는 참 쉬운 것인데,
대체 왜 그렇게, 어렵게, 어렵게 하고 있는 것일까?
오디오질...
'사진과 오디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진과 오디오 - 004.스피커계의 바르낙 : AR4(x) (2) | 2024.10.17 |
---|---|
사진과 오디오 - 003.Legend : 똥이냐 된장이냐 (0) | 2024.03.27 |
사진과 오디오 - 002.아이폰이면 다 되는데... (0) | 2023.03.20 |